
처음 한국에 치즈볼이 유행했을 당시, 나는 해외에서 유학중이였다. 그 당시에는 치즈볼은 잘 모르고 그냥 치즈를 튀겨낸 그런 단순한 음식인 줄 알았다. 그래서 동생이 꼭 먹어봐야한다며 난리를 쳤을 때도 그냥 대충 넘기곤 했다. 한국에 와서 동생이 BHC뿌링클과 함께 치즈볼을 사줘서 먹게됐는데 지금도 그 순간의 충격을 잊지 못했다. 달달하면서도 짭짤하고, 그리고 찹쌀도넛과 비슷한 쫄깃함에 팥이 아닌 치즈가 들어간 치즈볼은 정말 토네이도 같은 맛이였다. 그 이후로 치즈볼에 눈을 떠서 치킨을 시키거나 햄버거를 먹으러 갔을 때 매장에서 치즈볼을 팔면 꼭 먹어볼 정도로 치즈볼 덕후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유튜브를 보던 중 치즈볼을 직접 만드는 영상을 보게되었다. 사실 전에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을 하긴 했지만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건지 감도 잡히지 않았고, 사먹는게 더 낫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직접 만들면 나오는 치즈볼 갯수를 보니 이건 만들지 않으면 손해라는 생각에 그 주에 큰맘을 먹고 재료를 가득 사서 집에서 치즈볼을 만들었다. 하지만 모든 튀김 음식이 그러했듯, 생각보다 너무 어려워서 나는 꽤 당황했었다. 사실 난 집에서 튀김 요리를 하는건 좋아하지 않았다. 써야할 기름도 너무 많고, 남은 기름 뒷처리가 어렵고 복잡해서 지금 같았으면 절대 만들어보지 않았을텐데 그때는 정말 많이 먹고싶은 마음에 직접 고생길로 뛰어들었다. 오늘은 그 고생길을 통해 얻을 레시피에 대해 공유해보려 한다.
- 이 글에서 해결되는 것: 우유 220ml에 밀가루 100g 비율로 반죽 만드는 방법
- 튀기는 중에 치즈가 새어 나왔을 때 대처 방법
- 황금빛 갈색이 나오는 튀김 온도와 시간 기준
재료 (약 15개 분량)
반죽: 우유 220ml, 다목적 밀가루 100g, 소금 1/4 작은술, 설탕 2큰술
충전물: 모차렐라 치즈 150g (깍둑썰기, 15개 기준)
튀김: 식용유 충분히
모차렐라는 덩어리 제품을 사서 직접 깍둑썰기 하는 것이 좋다. 슈레드 치즈는 작은 조각이라 반죽 안에서 고르게 잡히지 않는다. 깍둑썰기 크기는 한 입에 들어갈 수 있는 정도, 약 1.5cm 안팎이 적당하다. 너무 크면 반죽으로 감싸기 어렵고, 너무 작으면 튀기는 과정에서 녹아 없어진다.
반죽 만드는 방법, 불 끄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처음엔 우유와 밀가루를 그냥 섞어서 반죽을 만들려 했다. 밀가루가 뭉치고 고루 섞이지 않아서 덩어리가 많이 생겼다. 반죽을 치대봤는데 이번엔 너무 질어져서 치즈를 넣고 감싸는 게 불가능했다.
방법은 우유를 먼저 끓이는 것이다. 팬에 우유 220ml를 붓고 소금 1/4 작은술, 설탕 2큰술을 넣은 뒤 약불에서 저으면서 끓인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더 줄이고 1분간 계속 저으면서 끓인다. 불을 끈 다음 밀가루 100g을 한꺼번에 넣는다. 잘 섞으면 뜨거운 우유가 밀가루를 빠르게 익히면서 반죽이 금방 뭉친다. 덩어리 없이 부드러운 상태가 되면 완성이다. 따로 치댈 필요가 없다.
반죽이 뜨거울 때 바로 성형하면 손이 데이고 치즈도 바로 녹기 시작한다. 반죽을 볼에 옮겨 잠깐 식힌 다음 작업하는 게 맞다. 손에 살짝 달라붙는 정도의 따뜻한 상태가 성형하기 가장 좋다.
치즈를 넣고 감싸는 성형 방법
반죽을 조금 떼어 손바닥 위에서 동그랗고 납작하게 편다. 깍둑썰기한 모차렐라 큐브 하나를 가운데 올리고 반죽을 모아서 치즈를 감싼다. 두 손으로 굴려 동그란 모양을 만들면 된다. 치즈가 새어 나오지 않으려면 반죽이 치즈 전체를 고르게 덮어야 한다. 얇게 덮인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에서 튀기는 중에 치즈가 터진다.
처음 몇 개는 감싸다 보면 치즈 주변 반죽 두께가 고르지 않다. 이 부분이 나중에 튀김 중 치즈 누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치즈를 넣고 봉합한 뒤 손바닥으로 다시 한번 굴려주면서 이음새가 잘 닫혔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같은 방법으로 15개를 만든다. 반죽이 식으면서 점차 다루기 편해지기 때문에 처음 몇 개보다 뒤로 갈수록 성형이 수월해진다.
튀기는 중에 치즈가 새어 나왔을 때 대처 방법
처음 튀길 때 너무 약한 불에서 오래 뒀다가 치즈가 새어 나왔다. 당황해서 그냥 계속 뒀더니 기름 안에서 치즈가 다 퍼져버렸다. 치즈가 새어 나오기 시작하면 바로 꺼내야 한다.
꺼낸 뒤 모차렐라가 굳을 때까지 잠깐 식힌다. 굳은 모차렐라가 새어 나온 틈을 막아주기 때문에, 다시 기름에 넣어 튀기면 그 상태로 바삭하게 완성된다. 완전히 튀긴 후에 치즈가 조금 새어 나왔을 경우에는 그냥 꺼내서 먹어도 된다. 맛에는 영향이 없다.
처음에는 한꺼번에 많이 넣지 않고 2~3개씩 먼저 튀겨보는 게 좋다. 기름 온도와 시간 감각을 익히고 나서 한 번에 더 많이 넣으면 된다. 팬 안에 너무 많이 넣으면 기름 온도가 떨어지면서 튀김이 기름을 흡수하고 눅눅해진다.
적당한 기름 온도와 튀김 완성 기준
기름은 식용유를 충분히 넣어야 치즈볼이 기름 안에서 자유롭게 굴러가며 고르게 익는다. 중약불로 시작해서 예열이 됐을 때 치즈볼을 넣는다. 온도 확인은 반죽 조각을 조금 떼어 기름에 넣어보면 된다. 바로 올라오면서 주변에 거품이 생기면 적당한 온도다.
치즈볼을 넣은 뒤 자리를 지키지 않고 굴려야 한다. 한 면만 오래 두면 그쪽만 타고 나머지가 덜 익는다. 골고루 굴리면서 황금빛 갈색이 전체에 고르게 나올 때까지 튀긴다. 꺼낸 뒤에는 키친타월을 깔아둔 망에 올려야 기름이 빠지면서 바삭함이 유지된다. 그냥 접시에 올리면 바닥이 눅눅해진다.
전체 실행 순서
- 모차렐라 치즈 150g을 깍둑썰기 해서 15개 분량으로 준비한다.
- 팬에 우유 220ml, 소금 1/4 작은술, 설탕 2큰술을 넣고 약불에서 저으면서 끓인다. 보글보글 끓으면 1분 더 끓이다가 불을 끈다.
- 불을 끈 상태에서 밀가루 100g을 넣고 잘 섞는다. 반죽이 뭉치고 부드러워지면 볼에 옮겨 잠깐 식힌다.
- 반죽을 조금씩 떼어 납작하게 펴고 모차렐라 큐브를 넣어 감싼다. 두 손으로 굴려 동그란 모양을 만들고 이음새를 봉합한다. 15개 완성.
- 식용유를 충분히 넣고 중약불로 예열한다. 치즈볼을 2~3개씩 넣어 굴리면서 황금빛 갈색이 나올 때까지 튀긴다.
- 치즈가 새어 나오면 바로 꺼내 식혀서 굳힌 다음 다시 튀긴다. 완성된 치즈볼은 키친타월 깐 망 위에 올려 기름을 뺀다.
조리 과정 참고는 아래 영상에서 확인했다.
마무리
재료 세 가지로 이 결과물이 나온다는 게 처음엔 잘 믿어지지 않았다. 튀김이면서 왜 달걀이 들어가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확실히 이해가 된다. 치즈가 새어 나오는 문제는 처음 만드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겪게 되니 당황하지 말자. 바로 꺼내서 굳히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아무래도 튀김이다보니 기름 온도가 매우 중요하다. 온도 조절을 잘못하면 정말 대참사가 날 수 있어서 온도 조절에 유의하도록 하자. (나는 온도 조절을 잘못해서 그대로 다 숯이 된 적이 있다. 진짜... 새까맣게 다 태웠었다ㅠㅠㅠ) 그리고 치즈볼도 튀긴 음식이다보니 너무 식으면 맛이 없다. 적당히 따끈할 때 먹어야 치즈도 잘 늘어나고 진짜 맛있다. 근데 너무 많이 먹으면 살찌니 그건 진짜 주의하시길... 치즈에 크림치즈도 조금 넣어서 만들면 진짜 너무너무너무 맛있다! 그렇게 만들면 진짜 어느 프랜차이즈 음식점도 부럽지 않은데 만약 집에 튀김기가 있다면 꼭 만들어보길 추천하겠다. (이 글을 쓰는 이 순간도 진짜... 너무 먹고싶다ㅠㅠ 블로그가 이래서 위험한 듯... 자꾸 내 식욕을 건드려ㅠㅠㅠㅠㅠ)
다들 즐거운 불금에 야식으로 치즈볼 드시면서 즐거운 주말을 맞이하시길 바란다! 안녕!!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