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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파육 집에서 만드는 법 (4단계 순서, 소흥주 구하는 법, 졸이는 시간 기준)

by myblog3333333 2026. 4. 28.

동파육 집에서 만드는 법 (4단계 순서, 소흥주 구하는 법, 졸이는 시간 기준)

 

어떤 유명 레스토랑에서 동파육을 처음 먹었다. 가족이랑 갔는데 다 합쳐서 세 조각밖에 못 먹었다. 가격 때문에 아껴 먹은 게 아니라, 세 조각이면 충분할 만큼 진하고 기름지고 강렬한 음식이었다. 집에서도 만들 수 있는 음식인가 찾아보다가 항저우식 정통 레시피가 있다는 걸 알았다. 채널 시작할 때부터 만들고 싶었는데 너무 어렵다 싶어 1년 반을 미뤄뒀던 요리였다.

막상 시작하니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데서 막혔다. 레시피 자체가 어려운 게 아니라, 재료를 구하는 일이 어려웠다. 소흥주(사오싱주) 한 병 때문에 마포에서 대림까지 돌아다니다가 결국 목동에서 찾았다. 찜 단계에서는 냄비 크기를 잘못 계산해서 고기를 두 번에 나눠 쪄야 했고, 전체 조리 시간이 예상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중국어 레시피 30개를 보고 큰 그림을 잡은 뒤, 항저우식 동파육의 4단계인 데치기·지지기·졸이기·찜 순서를 따라 만들었다. 소흥주를 어디서 사야 하는지부터, 졸이는 시간과 찜 시간 기준까지 실제로 겪은 순서대로 정리했다.

  1. 이 글에서 해결되는 것: 삼겹살 1.5kg 기준 데치기 10분, 졸이기 2시간, 찜 1시간 시간 구성
  2. 소흥주를 구하기 어려울 때 대안과 어디서 살 수 있는지
  3. 고기가 부스러지지 않도록 실로 묶는 이유와 타이밍

재료 (삼겹살 1.5kg 기준, 4인분)

주재료: 삼겹살 덩어리 1.5kg, 대파 한 줌(데치기용), 팔각 2개(데치기용), 요리용 실

졸이기 채소·향신료: 대파 넉넉히(솥 바닥 덮을 양), 생강 슬라이스 5~6쪽, 팔각 3개, 마늘 4쪽, 우샹펀 1작은술

졸이기 소스: 간장 4큰술, 노추(老抽) 2큰술, 소흥주(사오싱주) 150ml, 흑설탕 2큰술, 물 적당량(고기 잠길 만큼)

마무리 소스: 졸인 육수(걸러서 사용), 전분 1~2큰술, 물 2큰술(전분 풀기)

노추는 색을 진하게 내는 중국 간장으로, 온라인에서 2,000원 안팎에 구할 수 있다. 소흥주는 온라인에서 전통주만 판매가 허용되어 오프라인 주류점에서 구해야 한다. 찾기 어렵다면 청주로 대체할 수 있지만, 향 차이가 제법 난다.


껍질 손질부터 데치기까지, 처음 20분이 중요한 이유

삼겹살 덩어리를 받으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껍질 쪽 털을 제거하는 것이다. 칼 등으로 꼼꼼하게 긁어낸 다음 토치로 한 번 더 지지면 완전히 없어진다. 이 과정을 건너뛰면 나중에 씹을 때마다 거슬린다.

데치기는 딱 10분이면 된다. 팔팔 끓는 물에 대파 한 줌과 팔각 2개를 넣고 고기를 통째로 담근다. 냉장 상태의 고기가 들어가면 물 온도가 확 떨어지는데, 다시 끓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그냥 10분만 둔다. 이 단계에서 잡내와 핏물이 빠지고 껍질이 단단하게 수축된다. 데친 물은 기름과 불순물이 섞여 있으니 바로 버린다.

데친 고기는 크기에 따라 4등분 정도로 자른다. 크게 자를수록 나중에 먹을 때 비주얼이 좋다. 단, 너무 크면 찜 단계에서 고르게 익히기 어려우니 7~8cm 안팎이 적당하다. 힘줄이나 연골은 장시간 가열하면 젤라틴처럼 녹아내리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굳이 다듬지 않아도 된다. 지지기 직전에 키친타월로 물기를 충분히 눌러 닦아야 기름이 덜 튄다.


소흥주 구하다가 포기할 뻔한 이야기

레시피를 보면서 가장 막혔던 재료가 소흥주였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은 전통주 규정 때문에 수입 소흥주를 판매하지 못한다.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돌아다녀야 했는데, 마포에서 시작해서 대림 차이나타운까지 전화를 돌렸다. 절반 이상의 가게가 소흥주가 뭔지 몰랐고, 차이나타운에서도 취급하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몇 주를 포기했다가 결국 목동의 가자주류라는 주류 전문점에서 한 병을 찾았다. 가격은 2만 원대였다. 그냥 마셔보니 향이 독특하고 와인 비슷한 매운맛이 있었는데, 요리에 넣으면 그 강한 향이 고기와 어우러지며 완전히 달라진다. 없이 만든 것과 비교하면 국물의 깊이가 눈에 띄게 차이가 난다.

소흥주를 끝내 구하지 못한다면 청주로 대체할 수 있고, 없이 만들어도 요리는 완성된다. 다만 정통 항저우식이라는 느낌은 확연히 줄어든다. 대형 주류 전문점이나 중국 식재료를 파는 오프라인 마트를 먼저 확인해보는 것을 권한다.


솥 바닥부터 쌓아 올리는 졸이기 단계

지지기가 끝난 고기는 모든 면이 노릇하게 색이 들어야 한다. 껍질 면, 살 면, 옆면 모두. 중약불을 유지하면서 팬 뚜껑을 덮고 각 면당 3~4분씩 잡아주면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며 고소한 향이 올라온다. 이 단계가 끝나면 요리용 실로 고기를 단단하게 묶는다. 장시간 조리하면 지방층이 녹으면서 고기가 분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로 묶어두면 형태가 유지되어 나중에 담을 때 모양이 살아난다.

졸이기는 솥 바닥을 대파로 빈틈없이 덮는 것부터 시작한다. 대파가 고기와 솥 바닥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해서 오랜 시간 끓여도 타지 않는다. 그 위에 생강 슬라이스를 고르게 올리고, 실로 묶은 고기를 올린다. 간장·노추·소흥주·흑설탕·물을 섞어 만든 소스를 붓고 팔각 3개, 우샹펀 1작은술, 마늘을 더한다.

약불에서 한 시간 졸인 뒤 고기를 뒤집어 껍질 면에도 색을 입히고, 다시 한 시간 더 끓인다. 총 2시간이 지나면 국물이 꽤 많이 줄어들고 색이 진해진다. 이때 젓가락으로 찔러보면 겉은 어느 정도 들어가지만 속은 아직 단단한 상태다. 완전히 무너지는 식감은 찜 단계에서 만들어진다.


찜 시간을 두 배로 늘리게 된 실수

고기를 4등분으로 크게 자른 탓에 집에 있던 찜기에 다 들어가지 않았다. 중국식 대형 찜기가 있었다면 한 번에 쪘겠지만, 가정용 냄비로는 두 번에 나눠 쪄야 했다. 이 판단 실수로 전체 조리 시간이 계획보다 1시간 이상 늘어났다.

찜은 약불에서 1시간 진행한다. 고기 모든 면이 골고루 익어야 하기 때문에 찜기 안에서 공간이 너무 촉박하면 안 된다. 고기를 처음 자를 때 크기를 조금 더 작게 잡거나, 큰 찜기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낫다. 찜기 크기는 지지기 전에 미리 고기를 넣어보고 확인하는 게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찜이 끝나면 졸이기에서 남긴 육수를 체로 걸러 냄비에 옮긴다. 전분 1~2큰술을 물에 풀어 넣고 살살 저으면 걸쭉한 광택 소스가 완성된다. 이걸 고기 위에 끼얹어서 내면 된다.


먹어보고 알게 된 것, 적당한 양과 곁들임

완성된 동파육은 젓가락 끝으로 살짝 건드렸는데 바로 찢어졌다. 연골도 투명하게 변해서 씹으면 고기처럼 녹는다. 이 식감은 수비드로는 나오지 않는다. 장시간 끓이고 찌는 과정에서만 만들어지는 구조다.

다만 한 가지 한계도 분명했다. 비계층이 그대로 살아있는 요리다. 삼겹살을 구우면 지방이 녹아 빠지지만, 동파육은 지방을 통째로 부드럽게 만드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름진 정도가 구운 것보다 훨씬 강하다. 처음 한두 점은 정말 맛있었는데, 500g쯤 먹으니 목구멍 전체가 코팅된 느낌이 들었다.

곁들임이 중요하다. 잘 익은 김치나 고수처럼 상큼하고 산도 있는 것이 있어야 기름기를 끊어줄 수 있다. 중국 짜사이도 좋은 선택이다. 1인당 2~3점, 밥 한 공기와 함께 먹는 분량이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준이다. 산처럼 쌓아놓고 먹는 음식이 아니라, 귀한 것을 조금씩 즐기는 요리다.


전체 실행 순서

  1. 삼겹살 껍질 털을 칼 등으로 긁고 토치로 마무리한다. 팔팔 끓는 물에 대파·팔각과 함께 10분 데친 뒤 물은 버리고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는다.
  2. 고기를 4등분으로 자른다. 중약불 팬에 기름을 조금만 두르고 모든 면을 각 3~4분씩 노릇하게 지진다. 지지기가 끝나면 요리용 실로 단단히 묶는다.
  3. 솥 바닥을 대파로 가득 덮고 생강 슬라이스를 올린다. 묶은 고기를 올리고 간장·노추·소흥주·흑설탕·물·팔각·우샹펀·마늘을 넣는다. 약불에서 1시간 → 뒤집기 → 1시간, 총 2시간 졸인다.
  4. 찜기에 고기를 올리고 약불에서 1시간 찐다. 찜기 크기는 반드시 미리 확인할 것.
  5. 졸이기 육수를 체로 걸러 냄비에 옮기고 전분물을 넣어 걸쭉하게 만든다. 완성된 동파육 위에 소스를 끼얹어 낸다.

조리 과정 참고는 아래 영상에서 확인했다.

육식맨 동파육 유튜브 영상 보기


마무리

1년 반을 미뤘던 이유가 있었다. 4단계짜리 조리법이고, 재료를 구하는 것부터 쉽지 않은 요리다. 막상 완성하고 나서 처음 한 점을 먹는 순간은, 이걸 왜 이렇게 오래 미뤘나 싶은 기분이었다. 젓가락 끝으로 살짝만 눌러도 찢어지고, 연골이 투명하게 녹아 씹으면 사라지는 식감은 다른 방법으로는 낼 수가 없다.

소흥주는 처음엔 구하기 어렵지만, 한 번 찾아두면 이후에는 쉽다. 대형 주류 전문점이나 수입 식재료 마트를 먼저 확인해보길 권한다. 찜기 크기는 반드시 미리 체크해야 한다. 이 두 가지만 사전에 준비해두면 나머지 과정은 생각보다 순탄하게 흘러간다.

다만 한 번에 많이 만들어도 많이 먹기는 어렵다. 1인당 2~3점이 적당하고, 김치나 짜사이 같은 산도 있는 곁들임 없이는 중반부터 느끼함이 쌓인다. 특별한 날, 많은 사람과 나눠 먹는 요리로 만드는 것이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이다. 한 번쯤은 꼭 만들어볼 가치가 있는 요리임은 분명하다.

난 특히 동파육을 좋아해서 만들 때 많이 만들어서 질릴 때까지 먹는 편인데, 느끼함이 쌓이는 음식임에도 너무 맛있어서 가끔 한 번씩 생각나는 요리이다.

집들이 같은 때에도 만들가면 아주 폼나는 요리니 글을 보시는 분들도 한 번씩 만들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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