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우리 집에서 홈쇼핑으로 블랙타이거 새우를 냉장고가 비여있을 틈도 없이 산 적이 있다. 우리 가족 보두 새우를 매우 좋아해서 파스타를 해먹든, 볶음밥을 해먹든 모두 새우를 썼는데 새우 중에서도 블랙타이거 새우가 확실히 향도 깊고 좋아서 홈쇼핑에서 좋은 가격으로 나온 김에 잔뜩 샀었다. 그때 새우를 가득 넣고 감바스를 해먹었었는데 정말 너무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이건 내가 만든게 아니라 엄마가 만드셨는데 엄마의 요리 스타일이 그냥 감으로 만드는거라 그날 내가 먹었던 그 레시피가 아닐 수 있지만 거의 비슷할 것 같아서 오늘은 특별히 엄마의 도움을 받아 글을 썼다. 감바스는 빵이랑 먹어도 좋지만 남은 오일 소스는 파스타로 응용해서 먹기를 추천한다. 그럼 더욱 더 맛있는 감바스를 먹을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에서 해결되는 것: 마늘을 약불에서 천천히 볶아 기름에 향을 뽑는 방법
- 칵테일새우 선택 기준과 간 마늘 쓸 때 주의점
- 기름에 간할 때 소금이 마늘에 몰리는 문제 해결
재료
필수: 새우(칵테일새우 또는 냉동새우), 마늘(넉넉하게, 생각보다 훨씬 많이), 올리브유 충분히, 건고추(없으면 생략 가능)
추가 재료(선택): 방울토마토, 양송이버섯, 브로콜리
곁들임: 바게트 또는 식빵(미리 구워서 준비)
새우는 칵테일새우를 사면 껍질이 이미 벗겨진 상태다. 빨간 것과 회색(까만) 것이 있는데, 빨간 것은 익힌 새우고 회색은 생새우다. 둘 다 쓸 수 있지만 생새우가 익히면서 올리브유에 새우 맛이 더 잘 배어난다. 마늘은 통마늘을 칼로 으깨서 쓰는 것이 좋다. 다진 마늘을 쓰면 진액이 나오면서 기름이 탁해지고 튀기 쉽다. 으깬 마늘은 기름에 향을 천천히 뽑아내는 데 더 적합하다.
마늘 기름 뽑는 것이 이 요리의 전부다
처음 실패의 원인이 불 세기였다. 마늘을 빨리 익히려고 센 불을 쓰면 마늘이 타면서 쓴맛이 기름에 배어든다. 마늘을 타게 만드는 건 빨리 익히는 게 아니라 마늘 안에 있는 향을 날려버리는 것이다.
감바스에서 마늘은 반드시 약불에서 천천히 볶아야 한다. 올리브유를 팬에 충분히 붓고 약불로 시작한다. 으깬 마늘을 넣고 마늘이 노릇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이 과정에서 마늘 안에 있는 향이 올리브유로 천천히 빠져나온다. 마늘이 황금빛으로 변하고 기름 전체에 마늘 향이 퍼지면 기본 준비가 된 것이다.
마늘 양은 처음 생각하는 것보다 두 배 이상 넣는다. 감바스는 새우 맛이 아니라 마늘 맛을 먹는 요리다. 마늘이 부족하면 그냥 올리브유에 새우 볶은 것과 다를 게 없다. 마늘이 많아 보인다 싶을 정도가 맞는 양이다.
새우와 나머지 재료 넣는 순서
마늘 기름이 준비되면 건고추를 넣는다. 건고추는 없어도 되고, 매운맛을 원하지 않으면 생략한다. 국산 빨간고추를 써도 되지만 건고추처럼 진한 매운 향이 나오지는 않는다.
방울토마토는 볼륨감을 주고 감칠맛을 더해준다. 없어도 만들 수 있지만 있으면 색감과 맛 모두 살아난다. 양송이버섯은 씹는 식감을 주고 새우 양이 적을 때 볼륨을 보완해준다. 표고버섯은 향이 강한 편이라 양송이가 더 잘 어울린다. 버섯을 넣을 때는 깍둑썰기로 썰어 넣으면 식감이 좋다.
새우는 마지막에 넣는다. 기름이 지글지글 끓는 상태에서 새우를 넣고 새우 살 색깔이 분홍빛으로 바뀔 때까지만 익힌다. 새우는 오래 익히면 질겨진다. 색깔이 바뀌는 순간이 꺼낼 타이밍이다. 가능하면 뚝배기나 무쇠팬에 담은 상태로 식탁에 내면 계속 지글지글한 상태로 먹을 수 있다.
간 맞출 때 주의해야 하는 점
두 번째 실패가 간에서 나왔다. 기름에 소금으로 간을 하다 보면 전체적으로 간이 잘 안 된다는 느낌이 든다. 싱겁다고 소금을 계속 넣다 보면 어느 순간 마늘에 소금이 몰려서 마늘만 짜지는 상황이 생긴다. 기름은 소금이 고르게 퍼지지 않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간은 조금씩 넣고 충분히 섞은 다음 맛을 보면서 조절한다. 한꺼번에 많이 넣지 않는 게 원칙이다. 마늘이 짜진다 싶으면 이미 소금이 충분히 들어간 것이다. 새우 자체에 소금기가 있는 경우도 있으니 새우를 넣은 다음 마지막에 한 번 더 간을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빵은 미리 구워두는 것이 낫다
처음엔 감바스를 완성하고 나서 빵을 구웠다. 그사이 감바스가 식으면서 기름이 굳기 시작했다. 감바스는 뜨거울 때 기름을 빵에 찍어 먹어야 제맛이다. 빵은 감바스를 만들기 전에 미리 구워두는 게 맞다.
빵은 팬에 굽는 것이 토스터기보다 겉이 바삭하게 나온다. 올리브유를 살짝 발라 구우면 감바스 기름과 잘 어울린다. 바게트를 사용하면 기름을 찍어 먹기 좋고, 식빵을 써도 된다. 감바스는 새우와 채소 건더기보다 기름 자체가 메인이다. 남은 기름에 빵을 적셔 먹는 게 이 요리의 핵심이다.
전체 실행 순서
- 빵을 팬에 미리 구워 준비해둔다.
- 통마늘을 칼로 으깨서 준비한다. 다진 마늘은 기름이 탁해지니 으깬 마늘을 쓴다.
- 팬에 올리브유를 넉넉히 붓고 약불로 시작한다. 으깬 마늘을 넣고 황금빛이 날 때까지 천천히 볶아 기름에 마늘 향을 뽑는다. 절대 불을 세게 올리지 않는다.
- 건고추를 넣는다. 방울토마토와 양송이버섯을 추가한다.
- 새우를 넣고 살 색깔이 분홍빛으로 바뀔 때까지만 익힌다. 오래 익히지 않는다.
- 소금으로 간을 조금씩 넣어 조절한다. 마늘이 짜지기 전에 멈춘다.
- 뜨거운 상태로 내고 구운 빵에 기름을 찍어 함께 먹는다.
조리 과정 참고는 아래 영상에서 확인했다.
마무리
며칠 전에 또 홈쇼핑에서 킹타이거 새우를 한가득 샀다. 이번에 산 새우들은 내일이면 도착할 것 같은데 정말 너무 기대된다. 나는 특히 감바스를 먹을 떄는 새우를 한가득 넣는걸 좋아하기 때문에 적게 넣을거면 아얘 만들지 않는 편이다. 저번에 친구에게 엄마에게 배운 레시피로 감바스를 한 번 만들어준 적이 있다. 당시에 친구가 너무 맛있다면서 잔뜩 먹었는데 나는 감바스에 마늘도 한가득 넣는걸 좋아해서 친구가 마늘이 너무 많은거 아니냐고 놀라기도 했다. 사실 내가 엄마의 레시피 도움 없이 감바스를 만들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는 완전히 망해버려서 억지로 먹었었다. 당시에 간을 맞추는 법을 몰라서 밍밍하다고 생각하면서 소금을 여러번 계속 넣었다가 일어난 사고였는데 이제는 그런 실수는 다시는 하고싶지 않다. (새우가 아까워서 겨우 먹었지만 새우만 아니였다면 버렸을 듯...) 아무튼 내일 새우가 오면 오랜만에 감바스나 해먹으면서 가족들이랑 오랜만에 와인 파티나 해야겠다.